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애잔함
Hankyu Joo
2018. 11. 26. 10:10
아직 아이들이 매우 어릴 때 나는 괜히 애잔함을 느꼈다.
그 애잔함은 마음 깊은 곳에 있었다. 그리고 무척 컸다.
그 애잔함은 아이들이 앞으로 한 평생 살아가면서 느낄 아픔에 대해 알고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.
살아가면서 얼마나 아픈 일이 많을까? 내 사랑하는 아이들이.
그 당시 정말 아이들을 사랑했었다. 지금도 아이들을 사랑한다. 그러나 그 당시 아직 자신들이 주체적인 사고도 하지 못하던 시절에 받는 느낌은 지금과 또 다르다. 어쨌건 모든 것을 부모가 책임지는 시기였으므로.
아마 그래서 아이들에게 앞으로 다가올 모든 아픔이 내게 아픔으로 와 닿았을 것이다.
이제는 아이들이 많이 컸다.
여전히 아이들이 아프면 나도 아프다.
그러나 이제는 그 아이들의 아픔 또한 그들이 견딜 수 있으리라 믿게 되었다.
그들의 아픔이 내게 아픔이 아닌 것은 아니나, 이제 점차 그 아픔을 견디는 것은 그들의 몫임을 내가 깨닫게 된 것이다.